「중부일보」에 1년 반 동안『사랑을 찾아서』란 제목으로 연재한 소설이며『꽃사슴의 반란』이란 타이틀로 이미 출판한 장편소설을 좀 더 큰 몸피의 증보판(3권 분량)으로 손질하여 다시 세상에 내놓게 된 것이다.
나는 이 작품을 구상하면서 두 가지에 포인트를 맞추기로 했다. 어떻게 하면 맛있는 소설이 될까? 또 어떻게 하면 영양가 높은 소설을 쓸 것인가 하는 것이 그것이었다.
나는 일찍이 소설은 음식이다―라고 규정한 바 있다. 물론 이의를 달 사람은 없을 줄로 안다. 엄연히 따져 소설은 정신을 살찌게 하는 음식물임에 틀림이 없으니까.
그러므로 소설은 무엇보다 맛이 있어야 한다. 맛이 있으면 다시 먹고 싶어지고 또다시 찾게 마련일 테니까.
그렇듯 작가는 예술을 창조하는 사람인 동시에 소비자에게 음식물을 제공하는 요리사이기도 하다는 뜻이다.
그리하여 살점이 연하면서도 쫄깃쫄깃하게 씹히도록, 그러고 그걸 먹을 때엔 구수하고 감칠맛이 나도록 맛을 가미한다고 하긴 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나는 그 맛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 겨우 할 수 있는 말이라면 정성을 기울였다는 사실 정도일 것이다.
여기까지가 소설이 맛있어야 할 당위성의 변이다.
그렇다고 맛만 있으면 되느냐? 그건 절대 그렇지 않다. 맛은 어떡하든 많이 먹게 하는― 이를테면 마케팅의 전략에 다름 아니다. 무릇 상품의 질이 품질에 있듯 음식물의 진정한 질은 영양가에 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어떻게 하면 영양가 높은 소설이 될 수 있게 할 것인가? 하는 생각은 그래서 갖게 된 동인(動因)인 것이다.
그럼 소설에 있어서의 영양가란 대체 뭘까?
그것은 책을 다 읽고 나니 가슴에 울림이 왔다거나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거나 하는 따위의 공감대 형성(共感帶形成)일 것이다. 그럴 수도 있겠구나 하는 감회나 음― 하는 음미성(吟味性)이 오래도록 은근한 느낌으로 가져질 때, 그러고 그런 독자가 많을수록 그것의 작품성 내지는 예술성이 공인된다 할 것이다.
그러나 큰 욕심을 부리지 않기로 했다. 그냥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만 했다. 아무튼 읽은 이들의 기탄없는 글을 보다 많이 보내주기 바란다. 그야말로 보다 맛깔 나는 소설 요리를 할 수 있는 참 소설가가 되기 위해서.

제3권 / 아름다운 선택
작가의 말
목 차
29. 황홀한 불꽃
30. 반항과 거짓
31. 덫
32. 능욕 당하다
33. 불길한 조짐
34. 의인으로 눕다
35. 바람으로 보내는 편지
36. 폭풍전야
37. 바람이여, 구름이여
38. 참회
39. 슬픈 생명
40. 오, 나의 사랑!
김석천의 소설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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