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다섯, 나는 남자가 아닌 남편 그리고 아빠였다. 이제 점점 현실에 순응하고 남들처럼 그렇게 삶을 고정해야 하는 시점, 바로 그때 나는 선뜻 사표를 던졌다.
“이 팀장 왜 그래? 어디 다른 회사 가려고 그래?”
“남해로 도보여행을 좀 다녀올까 합니다.”
“헐…….”
왜 그랬을까? 늘 소심하고 평범했던 내가 이상하리만큼 담대한 용기를 냈다. 모두가 걱정했지만, 더 늦기 전에 다시 한 번 나 자신을 찾아 떠나보고 싶었다.
멋진 마음으로 출발했지만, 여행과정은 고상하긴커녕 힘들고 조촐하고 살짝 찌질(?)하기까지 했다. 도보여행이라는 게 그렇게 고생스러운 줄은 미처 몰랐다. 그래도 난생 처음 내본 큰 용기 덕분에, 많은 걸 느끼고 배울 수 있었다. 가족들의 걱정을 뒤로 하고 혼자 열흘 넘게 집을 떠난 철없는 가장이지만, 이 여행을 통해 나는 조금 더 성장했다고 자부한다.
삶에 찌들어 나라는 남자를 잃어가는 것이 슬픈 이들이 있다면, 한 번 나처럼 아무 대책 없이 훌쩍 떠나보면 어떨까? 여행이라는 게 여자들만의 전유물도 아니지 않는가? 30~40대 남자도 훌쩍 떠나고 싶은 때가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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